만돌이
황씨신문 (http://sulfur.pe.kr)
윤동주
만돌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전보대 있는 데서
돌짜기 다섯 개를 주웠읍니다.
전보대를 겨누고
돌 첫개를 뿌렸읍니다.
―딱―
두 개째 뿌렸읍니다.
―아뿔사―
세 개째 뿌렸읍니다.
―딱―
네 개째 뿌렸읍니다.
―아뿔사―
다섯 개째 뿌렸읍니다.
―딱―
다섯 개에 세 개……
그만하면 되었다.
내일 시험,
다섯 개에 세 문제만 하면―
손꼽아 구구를 하여 봐도
허양 육십 점이다.
볼 거 있나 공차러 가자.
그 이튿날 만돌이는
꼼짝 못하고 선생님한테
흰 종이를 바쳤을까요
그렇잖으면 정말
육심 점을 맞았을까요.
(1937. 추정)
* 허양 : '거뜬히'라는 뜻의 북간도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