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너머 남촌에는
황씨신문 (http://sulfur.pe.kr)
김동환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은 오월이면
보릿내음새.
어느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제
나는 좋데나.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제
나는 좋데나.
산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 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오는
가는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 김동환 (1901~?) : 1950년 6·25 전쟁 때 납북되어 생사불명. 2002년 8월 14일 민족문제연구소 등 5개 단체가 ‘친일문학에 대한 문학인 공개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친일문인 42명 명단 중 시 분야에 이름이 들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