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신문

그레이 올

포스터
  • 제목 : 그레이 올 (Grey Owl, 1999년, 캐나다, 미국)
  • 언제 : 2003년 11월 9일 일요일
  • 어디서 : KBS1 명화극장 시간에
  • 누구랑 : 혼자서

영화가 좋아서 본 게 아니라 단지 피어스 브로스넌이 나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봤다. 사실 처음에는 '그레이 올'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번역하고는 정말. 만약 캐빈 코스트너 주연의 영화 <늑대와 춤을>을 '댄스 위드 울브즈'라고 번역했다면 어땠을까? 이런 건 '회색 올빼미'라고 번역을 했어야지.

제목을 갖고 투덜거리는 이유는 제목이 투덜거릴만 하기도 하지만 영화가 워낙에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같은 시간 EBS에서는 <마부>를 하고 있었는데 <마부>가 훨씬 더 재미있었는데도 피어스 브로스넌 때문에 채널를 이리 저리 바꿔가며 결국 이 영화도 끝까지 보고야 말았다. 그리고 후회했던 것이다. 그냥 <마부>나 제대로 볼걸.

<그레이 올>은 영국인으로 태어나 인디언 혼혈로 행세하며 환경운동가로 이름을 날린 회색 올빼미의 실화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처음에는 회색 올빼미도 생계를 위해 사냥을 하며 지냈지만, 무턱대고 그를 따라와 결국 새 아내가 되고야 만 20살이나 어린 인디언 처녀 포니 (포니는 인디언이지만 백인에게 입양되어 자랐다)의 영향으로 환경운동에 나서게 된다. 지금은 그래도 환경운동이 어느 정도 보편적인 것이 됐지만 산업혁명이 지나고 개척과 발전만을 추구하던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고,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환경보전, 특히 비버를 보호하자는 운동을 펼친 건 회색 올빼미가 처음이었다. 그 당시 세상 사람들, 특히 부자들은 회색 올빼미의 강연에서 감동과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하지만 영화 포스터에 쓰인 것처럼 그가 당시 세상을 감동시켰는지는 몰라도 영화는 나를 감동시키지 못했다. 우리말 녹음도 싱거웠고. 떼로 찬조출연한 인디언들이 안스러워 보였다.

이번에도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을 표어로 나타내 보자면,

잘 키운 여자 하나 지구환경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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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24일
글 뉴트리노 neutrino
황씨신문 sulfur.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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