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신문

영웅

포스터
  • 제목 : 영웅 (英雄, Hero, 2002, 중국, 홍콩, 99분)
  • 감독 : 장예모
  • 출연 : 이연걸 (무명), 양조위 (파검), 장만옥 (비설), 장쯔이 (월이)
  • 개봉 : 2003년 1월 24일
  • 관람 : 2003년 2월 11일, 동작구 아카데미 21
  • 배급 : 코리아 픽쳐스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극장에 갔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양조위가 나온다는 말을 범석이에게서 들었는데 양조위가 누군지 알아야지.

이연걸
영화 초반, 무명의 얼굴이 처음으로 나왔을 때 범석이와 주고받은 대화.
이 사람이 양조위야?
아니요. 이연걸인데요.
……

음,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중국 배우는 주윤발, 장국영, 이연걸, 왕조현, 임청하, 장만옥, 양자경 정도? 나머지는 잘 모르겠어.

진시황 (아직 중국 대륙을 통일하기 전의 진나라 영정도 포함해서) 암살 시도에 얽힌 얘기는 두세 개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 실제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서 얼마나 많이 각색을 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실제 얘기를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얘기는 어느 책에 실려 있을까?


비설. 장만옥은 여전히 예뻤다.

이 영화에 나오는 영웅은 모두 네 명이다. 무명, 장천, 비설 그리고 파검. 그 중에서도 진짜 영웅은 무명. 월이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양념이고 진시황은 아무래도 영웅이 아니니까.

중국 영화이기 때문에 무협적인 면, 특히 무술 장면에 많은 기대를 했는데, 무술 장면은 별로 볼 게 없다. 보기에 이쁘게 꾸미는 건 잘 했지만, 그 바람에 사실감이 더욱 떨어져서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라 그냥 잘 연출한 사진들을 보는 것 같다. 게다가 장면 장면에 빨강, 노랑, 파랑, 초록, 하양, 까망 등 원색을 사용한 것도 작품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미술 시간에 보여주면 딱 좋을 영화다. 아마도 철학적인 깊이와 예술성의 높이를 더하기 위해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나 싶다.


파검. 영화 끝나고 생각해 보니 이 사람 어디서 많이 봤다. 영화 《동사서독》에 반미치광이로 나왔던 게 양조위라고?

아차차! 비설과 파검이 영정을 죽이러 궁에 침입했을 때 수천의 군사를 물리치며 앞으로 나가는 장면은 무협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참으로 무협 영화다운 볼거리다. 그래도 인해전술로 쏟아지는 수많은 엑스트라 군인들은 정말 웃긴다. 비가 되어 내리는 화살도 웃기고. 바람에 옷깃이 날리듯 나도 몰래……. 끊임없이 불어대는 바람에 옷깃과 머리카락은 계속해서 휘날리고.

처음엔 무명이 누군가 왕을 노리는 다른 자객과 결투를 벌이지 않을까 했는데 무명의 얘기가 길어지면서 그렇지 않을 거라는 것, 그리고 무명이 실은 왕을 노리고 왔다는 것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게다가 난 중국 역사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무명이 저 왕을 죽일까 어쩔까 궁금해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중국 역사를 모르는 외국인은 나보다야 재미있어하겠지?


진시황이 되기 전의 영정. 하지만 진시황치고는 마음씨가 너무 좋아 보인다.

월이. 그 유명하다는 장쯔이. 그러나 내가 보기엔 장만옥에 비해 내공이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

실망스런 부분이 약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영웅》은 잘 만든 영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돈이나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으니까.

끝으로 만약 내가 무명이었다면, 내가 그 자리, 열 보 안에 있었다면, 난, 나는 검의 방향을 바꾸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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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2월 13일
글 뉴트리노 neutrino
황씨신문 sulfur.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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