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 해 동안 노래방에 올라온 만화영화, 어린이 드라마, 특수촬영물 등의 주제가 분석. 예전에 이미 노래방에 올라왔지만 이번에 다른 회사 노래방에 올라온 노래들은 뺐다. 게임 주제가 같은 경우는 목록에서 빠진 경우도 있다. 뭐,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모두 8곡으로 작년의 20%에 불과하다.
작년에도 그랬듯이 2007년에도 투니버스에서 방영한 작품의 주제가가 대거 노래방에 올라왔다. 모두 16곡. 하지만 이 가운데 8곡은 예전에 했던 작품의 주제가로 뒤늦게 노래방에 올라온 셈이다. 어쨌든 이 노래방 목록에서 투니버스 주제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40%나 된다. 공중파에서 방영한 작품의 주제가는 모두 10곡으로 25%를 차지한다.
2007년 노래방 목록에서는 가수들이 주제가를 부르는 일이 많아졌다는 점 한 가지를 빼고는 작년과 달라진 뚜렷한 특징이 보인다.
첫째, 음반이 나오지 않아도 노래방에 노래가 올라온다.
《달빛천사》의 주제가 「New Future」, 「Myself」, 「Eternal Snow」, 《샤먼킹》의 주제가 「Over Soul」, 「Northern Lights」, 「모습」, 《이누야샤》의 주제가 「I am」, 「Grip!」, 《헌터X헌터》의 주제가 「안녕」, 「바람의 노래」, 《환상마전 최유기》의 주제가 「Alone」, 그리고 《DNA^2》의 주제가 「Blurry Eyes」는 음반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노래방에 실렸다. 요청이 있으면 음반이 나오지 않았어도 노래방에 실린다는 것. 내가 알기로 2006년에는 음반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노래방에 실린 노래가 《기동아, 부탁해!》의 주제가 「유년시대」와 《명탐정 코난》의 주제가 「꿈을 향해」, 딱 2곡이었는데, 2007년에는 이런 노래가 대폭 늘었다.
둘째, 외국곡이라도 노래방에 노래가 올라온다.
바로 앞에서 말한 노래들은 이 경우에도 속하고 《뾰로롱 꼬마 마녀》의 주제가도 여기 포함된다. 이것들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노래가 아니라 일본 주제가에 우리말 가사를 붙인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노래들은 노래방에 올라오지 않았는데 정말 별일이다. 작년에는 《명탐정 코난》의 주제가 「꿈을 향해」가 이런 경우로 노래방에 올라온 유일한 곡이었다. 어쨌든 잘 된 일이야.
셋째, 주제가를 가수가 부르면 노래방에 올라온다.
그렇다. 그런 것이었다. 제아무리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주제가라도 가수가 부르면 노래방에 올라오는 것이다. 아니 바꿔 말하면 요즘엔 만화영화 주제가를 대부분 일반 가수들이 부르고 있다는 뜻이다. 투니버스는 그렇다 치고 노래방에 올라온 노래 중 공중파에서 방영한 것만 보면, 《고스트 팡팡》 주제가 「고스트 러브」는 마야가 불렀고, 《쿵야쿵야》 주제가 「Fly Away」는 SS501이 불렀고, 《홍길동 어드벤처》 주제가 「Over The Rainbow」는 장나라가 불렀다. 그냥 가수가 아니라 유명 가수로군. 아, 빼먹을 뻔했다. 메이가 부른 《아이언 키드》의 주제가 「돌아올 텐데」도 있다.
만화주제가를 가수가 부르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저 가수들이 부른 노래 수준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또 유명 가수가 부르는 바람에 예전에는 없던 장점도 생길 수도 있긴 하다. 하지만 예전에 듣던 만화주제가다운 맛이 없는 건 어쩔 수 없다.
넷째, 공중파 방송국과 투니버스가 아닌 다른 방송국에서 방영한 작품의 주제가도 노래방에 올라온다.
《샤먼킹》, 《이누야샤》 그리고 《환상마전 최유기》는 애니원TV에서 했고, 《딸기 100%》와 《DNA^2》는 애니맥스에서 했다. 그런데도 이 작품들의 주제가가 노래방에 올라온 것이다. 더구나 딸기 100%는 주제가를 우리나라에서 새로 만들기까지 했다니까.
예전에는 공중파 아니면 투니버스에서 한 작품의 주제가만 노래방에 올라오지 않았던가. 그럴 만큼 작품 인지도와 주제가 수준에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었다. 정말 정말 별일이야.
특이한 건 난데없이 《뾰로롱 꼬마 마녀》, 《천사소녀 네티》와 《천년여왕》 주제가가 노래방에 올라온 점이다. 《천년여왕》 주제가가 노래방에 있긴 했는데 김국환이 부른 그 주제가가 아니라 ‘저 넓은 우주 속에’로 시작하는 어디서 쓰인 것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다른 주제가였다. 그런데 드디어 김국환이 부른 《천년여왕》 주제가가 올라온 것이다. 누가 신청했나? 왜 갑자기 올라왔지? 정말로 누군가 신청해서 노래가 올라온 걸까?
바라는 게 있다면, EBS에서 하는 작품의 주제가도 노래방에 올라왔으면 좋겠다. 어린이 역사 드라마 《점프》의 주제가 「기적」도 좋고 청소년 드라마 《비밀의 교정》의 주제가 「Sweet Dream Story」도 좋고 《꼬마 기관차 토마스와 친구들》 주제가도 좋고 그밖에 다른 만화영화 주제가도 짧긴 하지만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