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전설 장보고] 마담 손은 손씨인가?

* 시 드래곤 장딴지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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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글을 쓰면서 이게 팬아트 쪽 게시판에 더 어울리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장딴지 게시판에 더 애정이 가기도 하고, 게다가 이런 류의 글이 팬아트는 확실히 아닌 것 같군요.

마담 손은 손씨일까요?

이제껏 작품을 보면서 늘 손씨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저것 딴지를 걸다보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군요.

서양에서는 유독 여성의 경우에만 미혼과 기혼을 확실히 구분하죠. 영어권에서 미혼 여성에게는 성 앞에 Miss 라는 표현을, 그리고 기혼 여성에게는 Mrs. 라는 표현을 붙입니다. 요즘은 미혼과 기혼 통틀어 Ms. 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이건 아직 완전히 뿌리를 내리진 못했죠.

프랑스어에서는 '마드모아젤'과 '마담'이라는 말로 미혼과 기혼 여성을 각기 구분합니다. 그럼 일단 마담 손은 결혼 경력이 있는 여자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단지 나이 때문에, 35살이라는 이유만으로 '마담'이라는 표현을 쓰도록 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에 나오는 미스 마플도 할머니 나이지만 미혼이기 때문에 '미스'라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까?

그리고 서양에서는 결혼할 경우 여자가 남자를 따라 성을 바꾸는 게 일반적이죠. 그래서 Mrs. 앞에 붙는 성은 원래 여자가 갖고 있던 성이 아니라 남편의 성이라는 걸, 중학교 1학년 영어 시간에 배우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마담 손의 '손'은 남편의 성을 따랐다는 뜻이 되는군요.

이제껏 제가 남들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한 것인가요?

어쨌거나 여기서 한 번 정리를 하자면, 마담 손은 결혼 경력이 있으며 남편은 '손'씨였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니까 마담 손은 그다지 한국인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적어도 남편은 한국인이었다는 거지요.

그럼 여기서 마담 손의 과거에 대해 좀 더 깊숙하게 들어가 볼까요?

마담 손은 현재 별거중인 것일까요, 이혼한 것일까요 아니면 사별한 것일까요? 전 세 번째에 걸겠습니다. 왠지 그랬을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마담 손의 죽은 남편은 장보고와 각별한 사이였습니다. 적어도 나이 차이가 15살 정도는 났을 것 같고, 그래서 장보고가 어렸을 때부터 아끼며 돌봐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마담 손이 결혼하면서부터 장보고는 마담 손과도 잘 아는 사이가 되었겠죠. 어찌 보면 장보고에게 있어 마담 손은 형수님이자 누나와 같은 존재였을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 아마도 해상 사고였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 마담 손의 남편이 죽게 되었고, 그 뒤에도 마담 손은 장보고 곁에 남게 된 겁니다.

마담 손의 남편이 죽은 지는 4-5년 정도 되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사실 이런 추측을 하게 된 데에는 원래 청해진의 대표, 즉 씨 드래곤의 함장이 마담 손의 남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이제 겨우 20살일 뿐인 장보고가 처음부터 시작해서 청해진을 오늘날의 모습으로까지 만들어 두었으리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시작한 일을 장보고가 이어받은 게 아닐까요? 그리고 장보고 이전에 그 일을 한 사람이, 장보고와 각별한 관계에 있었으며 어려서부터 보고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워준 마담 손의 남편이라면 아귀가 딱딱 맞지요.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마담 손의 남편이 어떤 사람이었을지 몹시 궁금해지네요.

끝으로 그렇다면 마담 손에게는 자식이 있을까요? 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딘가 기숙 학교를 다니고 있지 않을까 싶군요. 때때로 보고도 함께 동행해서 마담 손의 아이를 보러 가지 않을까요? 방학이 되면 청해진으로 돌아와서 한바탕 뒤집어놓을 것 같기도 하구요.

뉴트리노 | 황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