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신문

2006년 1월 9일

2005년 국산 만화영화 분석

다른 사람들이 이것에 대해 정리를 하지 않는 것 같아서, 그냥 2005년 만화영화에 대해 엉성하게나마 정리하고 분석해 보려고 한다. TV를 본 일은 별로 없지만. 하하하.

2005년 국산 만화영화를 살펴보면 크게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특징을 볼 수 있다.

  1. TV용 만화영화가 늘어났다.
  2. 다국적 합작품이 늘어났다.
  3. 뒷이야기로 이어지는 작품이 늘어났다.
  4. 드라마에서 만화영화로 만든 작품이 나왔다.

1. TV용 만화영화가 늘어났다.

황씨신문 (http://sulfur.pe.kr)

TV용 국산 만화영화는 2001년 21편을 정점으로, 2002년 16편, 2003년 12편, 그리고 2004년 16편으로 줄어드는 듯했는데, 총량제의 영향인지 2005년 다시 늘어났다. 방영하기 시작한 날을 기준으로 볼 때 2005년 국내 공중파와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한 창작 만화영화는 모두 23편으로, 이 가운데 10화 이상 이어지는 연속물은 20편이다 (국산 만화영화로 1년을 넘어가는 작품이 드물기 때문에 방영중인 작품이 아니라 방영을 시작한 날을 기준으로 잡아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표 1. 2001-2005년 국산 만화영화 작품수
연도 KBS SBS MBC EBS 투니버스 TV용 합계
(다국적 합작)
극장용/
비디오
2001년 10 3 5 3 0 21 (5) 3
2002년 5 5 2 4 0 16 (2) 2
2003년 3 4 2 3 0 12 (2) 4
2004년 6 3 4 3 0 16 (3) 3
2005년 10 5 3 3 2 23 (7) 2

방송국으로 분류해 보면 KBS가 10편으로 가장 많고 SBS가 5편으로 그 다음이고 MBC와 EBS가 3편으로 그 다음이며, 드물게도 투니버스에서 2편을 방영했다. 하지만 방송국에서 반드시 만화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방송국 제작 참여도를 따지자면 KBS, SBS, EBS, MBC 차례가 되며 투니버스는 순위에 끼지 못한다. KBS에서는 그래도 꾸준하게 TV용 창작 만화영화를 지원하고 있다.

TV용 국산 만화영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반면 극장에서 개봉한 작품은 단 두 편으로 다른 해에 비해 적다. 게다가 <그리스 로마 신화 - 올림포스 가디언 : 기간테스 대역습>은 원래 2004년에 개봉하기로 했다가 공식적인 이유로는 개봉관을 잡지 못해서 2005년으로 개봉이 미뤄졌고 <왕후 심청>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으로 2005년 극장 개봉에 큰 의미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사실 순수하게 2005년에 개봉한 극장판 만화영화는 없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표 2. 2005년 방영/상영한 국산 만화영화
KBS 트라이킹덤
명탐정 빠쎄
내 친구 우비소년 2
출동! 유니온 킹
마스크맨
너구리와 숲속 친구들
재동아 학교가자
천하통일 파이어 비드맨
카드왕 믹스마스터
동글동글 짝짝
SBS 마법신화 라그나로크
고미의 만화 호기심 천국
파닥파닥 비행선
하롱이의 영어나라
두근두근 비밀친구
MBC 이야기 여행
섀도우 파이터
장금이의 꿈
EBS 리아의 수학놀이
아이들이 사는 성
뽀롱뽀롱 뽀로로 2
투니버스 미이라왕 투탕
카레이도 스타
극장용 / 비디오 그리스 로마 신화 - 올림포스 가디언 : 기간테스 대역습
왕후 심청

2. 다국적 합작품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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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만화영화라고는 해도 대본이나 스토리보드 같이 중요한 제작부분을 일본인이 맡는 일이 없은 것 아니었지만, 합작이라는 이름을 걸고 다른 나라 제작진과 함께 만든 작품이 늘어났다.

2005년 나온 국산 만화영화 가운데 다국적 합작 만화영화는 모두 7편이다 (언론이나 방송 자막에서 합작이라고 밝힌 것을 참고로 했는데 솔직히 어떤 기준으로 합작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다).

표 3. 2005년 방영한 다국적 합작 만화영화
마법신화 라그나로크 (sbs, 한국, 일본)
파닥파닥 비행선 (sbs, 한국, 일본)
두근두근 비밀친구 (sbs, 한국, 일본)
천하통일 파이어 비드맨 (kbs2, 한국, 일본)
카드왕 믹스마스터 (kbs2, 한국, 일본, 중국)
카레이도 스타 (투니버스, 한국, 일본)
미이라왕 투탕 (투니버스, 한국, 미국)

그런데 한 가지 집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이게 왜 아니면 정말 합작일까?' 하는 점이다. 만화영화를 만드는 데는 그림을 잘 그리는 기술도 필요하고 이야기를 잘 짓는 재주도 필요하고 음악을 잘 만드는 재주도 필요하고 돈을 잘 대는 능력도 필요하고 이것저것 필요한 게 있겠지만, 보는 사람으로서는 그 가운데서도 눈과 귀와 마음이 먼저 가게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만약 사전지식 없이 이 작품들을 보게 되면 우리나라 작품이라고 느끼게 될까?

한일합작 만화영화는 대부분 일본 만화가 원작이고 미국과 합작하는 작품도 이야기는 거기서 만들고, 캐릭터는 누가 그리든 일본 만화영화에서 보던 것과 닮아 보이고, <마법신화 라그나로크>는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이 원작이라고는 하지만 일본 것에 가까워 보이고, <두근두근 비밀친구>는 합작이라고 하지만 왜 기모노가 나오냐는 질문을 옆에서 듣고 있어야 한다 (정확히는 왜 한복은 안 나오고 기모고만 나오냐는 질문이 맞지만).

우리나라에서 돈을 대는 것도 맞고 우리나라 사람이 제작에 참여하는 것도 맞지만 씁쓸하게도 아직은 우리가 주연을 맡지 못한 것 같아 보인다. 어째서 한일합작 만화영화는 거의가 일본에서 방영을 시작한 뒤에, 그것도 아니면 방영이 끝나고도 한참 뒤에야 우리나라에서 방영하는 것일까? 같이 만들지만 정체성, 문화, 시장, 이런 것들이 아직 우리 것과는 거리가 멀지 싶다. 그래서 아직은 다국적 합작 만화영화가 '돈은 모아 만든 작품'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3. 뒷이야기로 이어지는 작품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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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날아라 슈퍼보드>처럼 뒷이야기가 줄줄이 이어지는 작품이 있었고 <삐까뽀 친구들>과 <환상마을 토포토포>처럼 등장인물 몇몇은 그대로 두면서 무대를 바꿔 이야기를 해 나가는 작품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드물었는데, 2005년에는 이런 작품이 늘어나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다국적 합작품을 빼고 보면, 2005년 1월까지 <검정 고무신 3>이 방영됐고 2005년 방영하기 시작한 작품으로 <내 친구 우비소년 2>와 <뽀롱뽀롱 뽀로로 2>가 있다. 그리고 제목도 바뀌고 시간이나 배경이 달라지지만 등장인물은 그대로 두고 이야기가 이어지는 작품으로 <우당탕탕 재동이네>에 이은 <재동아 학교가자>와 <뚜루뚜루뚜 나롱이>에 이어 2006년 1월부터 방영할 <쾌걸롱맨 나롱이>가 있다.

한 작품이 온전히 끝나고 다음 작품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건 그만큼 등장인물이 사랑 받고 있고 오랜 생명력을 가지게 됐다는 뜻이니까 좋은 현상이다.

4. 드라마에서 만화영화로 만든 작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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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는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만화영화가 처음으로 나왔다. 바로 <장금이의 꿈>이다. 이 작품은 2003년 큰 인기를 누렸던 MBC 드라마 <대장금>을 원작으로 장금이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새로 꾸민 것인데, 2005년에 MBC에서 방영하기 시작한 국산 만화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MBC에서 제작에 참여한 것이기도 하다.

2006년에는 밖에 나갔다가도 할 시간이 되면 헐레벌떡 뛰어들어와 꼭 보고 싶은 만화영화가 내게도 오랜만에 있었으면 좋겠다.

* 자료수집이 완벽하지 않으므로 뒤에라도 내용이 바뀔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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