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고모, 그게 재밌어?"
"아니, 뭐 재밌어서 본다기보다는……. 노래가 좋으니까."
전에 <가이스터즈>를 보면서 엄마한테 이것과 똑같이 무안한 질문을 들은 기억이 떠올랐다. 지일이와 호연이에게는 <재동아 학교가자>의 발끝에 미칠까 말까 하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셋이 사이좋게 <장금이의 꿈>을 보았다. 그리고 서로 다른 꿈을 꾸었다.
잠잠하게 흘러가다가 지일이의 관심을 끈 장면은, 민정호가 나타나서 포졸들에게 잡혀가던 해녀를 멋지게 구하던 장면. 민정호의 무술이 시작되자마자 지일이가 즉시 반응을 보였다.
호연이는 다 끝나고 나중에 물어보니까 민정호와 장수로가 못된 사또를 혼내주던 장면이 제일로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장수로가 민정호가 알려주는 대로 호령하면서 심술 피는 장면도 재밌었고 장금이가 돌에 깔려 큰일날까봐 조마조마했다고도 하고 장수로가 물 뿜고 쓰러지는 장면도 재밌었다고 한다.
나는 물 속에서 민정호가 장금이에게 산소공급을 해 주던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던데. 우리는 한 작품을 참 알차게도 보고 있다.
그건 그렇고 가엾은 장수로. 할 건 다 하면서도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까닭으로 늘 뒤로 밀려나고 있으니 김종국이 부른 노래 「한 남자」의 바로 그 남자가 여기 있구나. 장금이는 그런 남자가 곁에 있다는 걸 알고나 있는지.
그런데 이게 요리 만화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