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마다 <장금이의 꿈>을 보는 걸 놓쳐서 이제까지 딱 두 번밖에 보지 못했다. 못 일어난 것도 아니고 깨어 있으면서도 보는 걸 까먹고 있다가 꼭 9시가 넘으면 떠오르는 까닭은 뭘까? 덕분에 지난주에는 드라마 <대장금>을 처음으로 봤다.
그건 그렇고 몇 주 전에 방영한 6화 '끝나지 않은 경합'편은 마치 영화 <올가미>를 떠올리는 듯한 내용을 바닥에 깔고 있다. 겉으로는 생각시 몇 명을 제주도로 보낸 것에 불과하지만, 예전에 주워들은 풍월에 따르면 그 가운데 둘은 나중에 중종의 후궁이 되고 또 한 사람은 거의 후궁 문턱에까지 이른다. 그렇다면 이건 시어머니가 장래 며느리감을 내치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중종이 생각시들을 제주도로 보낸 것에 대해 묻자 대비마마는 단지 그 음식이 먹고 싶어서라고 둘러댄다. 아들에겐 본심을 들켜선 안 되니까.
그러나 중종도 만만치 않았다. 곧 장수로를 불러 호위를 부탁하더라. 어머니의 마음을 이미 읽은 것이다. 장래 내 후궁들이 될 아이들이니 따위의 이유를 붙이지는 않았지만.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민정호까지 몰래 붙였다던데. 이건 생각시들을 둘러싸고 대비마마, 중종, 장수로, 민정호 넷이 끌어당기기를 하는 형국이다. 혹시 장금이를 죽이려는 자객의 뒤에는 훗날을 염두에 둔 대비마마나 중전마마가 있는 게 아닐까? 중종을 죽이려던 건 뭔가 오해가 있었던 거고. 제주도로 내보내는 건 뭔가 수상쩍다.
물론 실제 이런 내용으로 <장금이의 꿈>을 만들었다고 보기 힘들지 않은 것도 않은 건 아니지 않은지 잘은 모르지만, 드라마 <대장금>을 보지 않았는데도 그것과 떼어서 이걸 보기가 쉽지는 않다. 내 눈엔 후궁 후보로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