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못해도 알 수 있는 <장금이의 꿈>의 줄거리.
수라간 생각시로 궁에 들어와 갖은 고난 끝에 드디어 26화에서 일, 사랑, 우정, 이 모두 최고에 다다른다. 그리고 어서 일어나 학교에 가라는 소리에 깨어보니 이 모든 게 다 꿈이었더라.
제목을 보니 조신 설화가 떠오른다. 그리고 놀랍다.
언뜻 보기엔 제목이 평범해 보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방영한 만화영화 중에 제목에 '꿈'이 들어간 건 참 드물다. 미만부 자료에 따르면, 제목에 '꿈'이 들어가 있는 건 딱 4개뿐이다. (<동화나라 꿈동산>은 엄밀히 따져 만화영화가 아니므로 뺀다)
그러니까 <장금이의 꿈>은 아주 희귀한 제목이라고 봐도 된다. 솔직히 말해서, 꼬마요리사 장금이, 천하무적 요리왕 장금이, 요리짱 장금이, 요리요정 장금이, 요리천사 장금이, 말괄량이 요리사 장금이, 날으는 요리사 장금이, 무적의 요리왕 장금이, 사랑의 요리사 장금이, 슈퍼 요리사 장금이, 달려라 꼬마요리사 장금이, …… 이런 제목이 아닌 것만도 신기할 지경이다.
그런데 MBC는 이걸 토요일 아침 8시 25분에 방영하고 있다. 학원이든 학교든 하여튼 미취학 아동이 아닌 자, 백수가 아닌 자는 절대 보지 못하게 하겠다는 듯이. <뽀뽀뽀>를 아침 시간대에서 빼버린 지 얼마나 오래 됐는데, 이제 와서 아침 드라마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까지 아침 어린이 시간대를 살릴 수 있다는 배짱인가? 아니면 또 헛다리를 짚었나?
MBC, 미운 털 박힌 거 확인해 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