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신문

2005년 1월 1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고나서

31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봤다.

그리고 밤에 가족들끼리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는데 마지막에 결혼 얘기가 나와서

"난 하울 같은 남자하고 결혼하고 싶어."

이런 깜짝 고백을! 그런데 아무도 이 말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내가 이상형을 말한 건 처음인데도. 하지만 나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으니까 뭐. 어쨌거나 잠깐이라도 이상형을 가지는 건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야.

'꽃미남으로 살지 못하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니야.'

봐서 지민이가 오면 또 봐야지.


모자가게에서 무료한 생활을 하던 소피가 뒷골목에서 군인들을 만나 희롱당할 때 하울이 나타나 구해주고 간단한 마법으로 군인들을 다른 데로 보내고 나서 소피를 안은 채 하늘을 나는 장면, 그리고 그 바람에 황야의 마녀에게 마법이 걸려 소피가 할머니로 변하는 장면. 마법다운 마법이 나오는 건, 그러니까 환상적인 부분은 여기까지다.

그리고 동생을 만나러 간 소피가 하울 생각에 한숨을 쉬던 장면, 그리고 하울이 잠든 소피 (하울의 눈에는 할머니 소피가 아니라 젊은 소피의 모습으로 보인다. 그리고 여기선 소피 머리 색깔도 원래의 것이다)를 몰래 바라보던 장면. 사랑에 관한 건 여기까지가 전부고.

뒷골목에서 느끼한 말로 소피를 구해주던 장면, 그리고 염색이 잘못됐다면서 낙담하던 장면. 바람둥이 멋쟁이 하울의 모습은 여기까지가 전부고.

이 영화는 중반부까지는 좋지만 그 뒷부분은 영 아니다. 더군다나 마지막에 입맞추는 장면이 너무 짧았고 무엇보다도 뒷부분에는 하울이 멋있게 나오는 장면이 없었다. 내가 무엇 때문에, 누구 때문에 이 영화를 보러 갔는데!

미야자키 감독은 사랑 얘기를 보여주는 데는 재능이 없는 것 같아. 비행기만 너무 좋아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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