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신문

2009년 3월 26일

오랜만에 다시 본 독수리 5형제

“선생님, 전 도서관에선 공부가 안 돼요.”

이러구, 학교 수업이 끝나면 냉큼 집으로 달려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봤던 〈독수리 5형제〉.

바쁜 와중에도 결국 오늘부터 EBS 교육방송에서 새로 시작한 〈독수리 5형제〉를 보고야 말았다. DVD 갖고 있는 건 보지도 않으면서 텔레비전에서 하면 보는 이 심뽀는 뭘까? 어쨌든 예상했던 대로 1990년 KBS 한국방송에서 한 거였다. 하지만 주제가는 달랐다.

원래 1980년쯤 TBC에서 했을 때 주제가는 슈파 슈파 슈파로 시작하는 합창곡이었고 1990년 한국방송에서 했을 때 주제가는 누구냐 누구냐로 시작하는,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은 독창곡이었고 1996년 SBS 서울방송에서 그 이후의 시리즈를 했을 때는 다시 슈파 슈파 슈파로 시작하는 TBC판 주제가를 썼다. 하지만 이번에 교육방송에서 하는 건 1990년 한국방송 방영판이지만 주제가는 TBC판을 가져다 쓰고 있다. 그래서 웃긴 게, 작품 안에선 적을 개랙터라고 부르는데 주제가에선 적을 알렉터라고, 서로 다르게 부른다.

한편 주제가에서는 ‘하늘을 날으는’이라고 하지만 웬일인지 교육방송 자막에선 ‘하늘을 나-는’ 이라고 고쳐 썼다. 어디서 맞춤법 틀렸단 얘기를 들은 건지.

그렇지만 애써 자막을 고친 노력도 노래가 끝나자마자 헛수고가 되어 버린 것 같다. 노래가 끝나면, 이 방송은 12세 이상 어쩌구 하는 안내가 나오는데 뒷배경으로 쓰인 그림에 수나의 흰 팬티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가!

〈독수리 5형제〉에서는 수나의 흰 팬티가 자주는 아니고 가끔 나온다. 특히 첫화에서만 두 번이나 꽤 자세하게 나오는데 이건 아무리 봐도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작 같다. 도대체 평소에는 바지를 입다가 정작 지구방위대로 변신해 싸워야 할 때 치마를 입는 게 말이 되냐고.

첫 화에서는 터틀킹에 들어가 다섯 명이 3층을 쌓아 회오리 바람을 만드는 것도 나오고 빠져나올 때 날개 한쪽이 터틀킹 문짝(!)에 걸리는 바람에 제트 피닉스호가 불새로 변하는 것도 나온다. 멋있는 걸 처음부터 다 보여주는 거지. 제트 피닉스호가 파괴될지도 모를 위험이 있는데도 첫화부터 무리를 해서 대원들의 목숨을 걸고 불새로 변하고 결국은 성공야 만다는 (성공 여부는 2화에서나 나오지만), 여기저기서 많이 본 너무나도 뻔한 설정, 진짜 유치하고 재밌다. 특히 남 박사, 건, 혁, 이 세 사람이 폼 잡는 거, 하하하 웃지 않고는 봐줄 수가 없다. 꼭 한 손만 허리에 갖다 대고 살짝 비스듬하게 서곤 하지.

근데 어려선 다섯 명이 3층을 쌓아 회오리 바람을 만들어 적을 날려 버릴 땐 가슴이 두근거렸고 제트 피닉스호가 불새로 변할 땐 마음이 조마조마했는데 지금은 전혀 그런 마음이 들지 않네. 이런 게 나이를 먹는 건가? 슬프다.

내가 교육방송에서 〈독수리 5형제〉를 볼 동안 조카들은 서울방송에서 〈아내의 유혹〉을 보고 있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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