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정의 만화 『아기공룡 둘리』에 나오는 둘리에겐 형이 있다. 그런데 형의 이름이 하나. 그래서 동생 이름이 ‘둘+이’ 둘리가 됐다고, 타임코스모스를 타고 과거로 갔을 때 둘리가 직접 설명한다.
이진주의 만화 『달려라 하니』의 악바리 하니는 원래 이름이 포니였다고 한다. 하지만 간행물 심의 윤리 위원회에서 자동차 포니와 이름과 겹친다고 하셨으므로, 대신 허니를 떠올렸고 그걸 우리말답게 하니로 바꿨다고 한다. 바다그림판에서 『달려라 하니』를 낼 때 실린 작가와의 글에 나온 내용이다. 하지만 ‘달려라 포니’도 정말 잘 어울린다. 달려라 자동차!
이두호의 『머털도사』 만화 시리즈에 나오는 또매는 ‘또 매 맞을 짓을 했다’고 해서 또매로 지었다고 한다. 이름의 유래를 생각하고 보니 또매가 더욱 얄밉다.
황미나의 만화 『레드문』에는 루나와 레나 쌍둥이가 나온다. 작가 후기에 따르면 루나 레나는 보름달을 뜻하는 스페인어 ‘luna llena’에서 하나씩 따와서 붙였다고 한다. 하지만 스페인어로 llena는 레나보다는 예나에 가깝다. 작가가 스페인어를 읽을 줄 몰랐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일부러 그렇게 붙였겠지만, 뭐 상관없다.
소서노는 고구려 추모왕의 부인이자 백제 온조왕의 어머니로, 고구려와 백제를 세우는 데 크게 이바지한 실존 인물이다. 하지만 김혜린의 만화 『불의 검』에 나오는 소서노는 시대도 다르거니와 고구려·백제의 소서노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단지 작가가 보기에 멋져서 가져다 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