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모기를 잘 잡는다. 모기를 잡는 데는 파리채보다는 맨손이 제격이다. 두 손으로 박수 치듯 모기 잡기, 한 손으로 주먹 쥐듯 모기 잡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날고 있는 모기를 잡는 건 기본이다.
파리는 더 잘 잡는다. 한밤중에 불을 끄고는 플라스틱 자를 튕겨 날아다니는 파리를 느낌으로만 잡을 정도다. 물론…… 딱 한 번뿐이었지만.
하지만 파리를 잡는 데는 역시 파리채가 딱이다. 한번에 거의 열 마리를 잡은 적도 있다. 그림 동화에 나오는 재단사는 명함도 못 내민다. 물론…… 돼지우리 근처에 가면 누구라도 그렇게 잡을 수 있긴 하다. 파리가 떼로 모여 있으니까.
오늘이 벌써 입동인데도 어젯밤에는 방에 모기 한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지금 당장 내 피를 빨아먹고 말고는 중요하지 않다. 혹시라도 저 모기가 살아남아 새끼를 치게 된다면…… 아,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짝!
두 손으로 박수 치는 기법을 썼다.
어? 분명히 잡은 것 같은데 모기 시체가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곧 모기 날개 한쪽이 하느작하느작 천천히 떨어지는 걸 볼 수 있었다. 잡은 게 맞는데 대체 모기 시체는 어디에 있는 걸까?
“윽!”
물컵. 가득 따라놓고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맛있는 내 물. 모기 시체는 물 위에 둥둥 떠 있었다. 모기는 거의 상처도 없이 참 깔끔하게도 잘 잡았더군.
이건 어려서 들은 얘기.
어떤 아저씨가 뱀을 잡았다. 해서 뱀술을 담궜다. 아니 뱀술을 담그기 위해 뱀을 잡았는지도 모른다.
하여튼 차례야 어떻든 뱀을 소준지 청준지에 담가두고 시간이 좀 지난 뒤 아저씨는 술이 어떻게 됐나 보러 갔다. 아, 그런데 술병 속에는 뱀만 들어있는 게 아니었다. 쥐가 함께 들어있던 것이었다. 뱀이 죽기 전 쥐를 뱉어내서 술을 못쓰게끔 복수를 하였다고들 했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