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숙원사업을 드디어 해치웠다. 바로 구멍 뚫린 모기장 깁기.
그동안 여름이면, 특히 비가 오기 전이면 저 구멍으로 모기며 날파리며 온갖 곤충들이 날아들어 못살게 굴곤 했는데 이젠 해방이야. 인터넷 설치할 때 난 구멍이니 도대체 몇 년을 그대로 방치해둔 건지 나도 참… 게으르기도 하지. 안경을 안 쓰고 있어서 몰랐는데 아까는 한쪽 벽에 모기가 잔뜩 달라붙은 걸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모기장을 깁고 나서 드는 생각이라는 게 이런 것이다.
모기장에서 원래 구멍이 있던 자리에 모기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다. 뒤에 있는 모기들이 아우성이다.
야! 앞에 녀석들 안 들어가고 뭐해?
맨 앞에 있는 모기가 하는 말.
어, 이제 못 들어가나 봐. 여기 막혔어.
생각만 해도 고소하고 흐뭇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