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객의 주막

음반 『WE 2』에 대해서

  • 황미자
  • 2003-08-23 (토) 19:17
  • 1262
투니버스 만화주제가 앨범 『WE 2』를 좀 전에 받아들었습니다.

디자인은 표지 사진을 봤을 때도 실망이었지만, 내용물을 뜯고 보니 더 실망입니다. 음반 내용의 질로 승부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인가요.

확실히 음반 내용은 뭐라 할 말이 없을만큼 훌륭합니다. 집에 있는 오디오가 썩 좋은 건 아닌데 (이거 모델을 구경하고 있을 때 주인 아저씨가 생긴 건 오디오지만 기능은 일반 카세트라고 말씀하셨거든요), 그런데도 역시 음반을 사서 오디오로 들으니까 컴퓨터로 들어보던 것과 현격히 차이가 나는군요. 특히 「with you...」라는 노래는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인터넷으로 들어볼 때는 좋아하는 노래를 꼽아보면 한 손으로도 손가락이 남았는데, 오디오로 들어보니 열 손가락으로도 부족하군요. 게다가 두 번째 음반에 들어있는 VCD 내용도 상당히 충실합니다.

전에 투니버스 만화주제가 앨범을 듣고 있는데 언니가 뭘 듣니 묻는 겁니다. 투니버스에서 새로 나온 만화주제가 앨범이라고 했더니만 '역시.' 하더군요. 무슨 뜻인가 하면, 노래를 들어보니 가요 같은데 네가 그걸 듣는 게 이상했다는 거죠. 그런데 역시 만화주제가였구나. 하지만 오해 없으시길. 전 가요도 잘 듣습니다. 요새 걸 안 들어서 그렇지. -_-;

네, 이처럼 투니버스 만화주제가 앨범에 실린 곡들은 정말 좋습니다. 이런 만화주제가 앨범을 기획하고 만든 분을 직접 만나게 되면 정말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을 정도죠. 전 투니버스는 보지도 않는데 음반은 사는걸요.

그런데 음반 내용은 좋은데 음반의 겉모습, 즉 디자인과 케이스는 영 아닙니다. 디자인은 여러가지 사정이 있을 테니 제쳐두고라고, 음반 케이스는 정말 불만입니다.

첫 번째 음반을 냈을 때는 내구성이 많이 떨어졌고 가사가 실려있는 부클릿 겸 메모장도 실용성이 거의 없었죠. 그런데 이번에 나온 음반은 내구성 면에서는 문제가 없는데 부클릿과 관리의 편리성이 떨어지는군요.

이번 음반에는 cd 두 장과 부클릿이 들어있는데 문제는 부클릿이 cd와 별도로 들어있다는 겁니다. 상당히 두꺼운 광택 코팅지를 사용했네요. 노래가 들어있는 첫 번째 cd 케이스에 부클릿이 들어가지 않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가사가 들어있는 부클릿은 노래가 들어있는 cd 케이스 앞면에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지 않나요? 자주 꺼내보는 것도 아니고 그게 관리하는 데 편리합니다. 노래 한번 들으려고 종이 케이스에서 음반을 꺼내면 음반 케이스 두  개 외에도 부클릿까지 따로 떨어지니, 다른 음반들에 비하면 여간 귀찮은 게 아니죠.

그렇다고 딱히 부클릿을 그렇게 두껍게 만들 필요가 있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잖아요. 들어있는 거라곤 달랑 가사 뿐일걸요. 애들이 자주 만져서 때가 잘 타고 잘 구겨진다는 클레임이 들어와서 부클릿을 그렇게 고급스럽고 두껍게 만든 것일까요. 이런 광택용지는 불빛 아래에서 글을 읽는 데 방해만 될 뿐이어서 오히려 더 좋지 않아 보입니다. 또 cd 두 장과 부클릿을 담고 있는 종이 케이스는 한쪽이 막혀 있어서 cd를 꺼내기가 불편하네요.

게다가 무엇보다도 나쁜 건 cd 케이스 앞 (흔히 표지나 부클릿이 들어가는 곳)에 아무것도 들어가 있지 않아서, cd 두 장이 마치 불법으로 구워 파는 음반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싼 티가 나고 가치가 떨어져 보인다 이거죠. 디자인하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cd 자체가 눈에 확 띄는 디자인이 아니라서 그냥 공cd 보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노래는 remake해서 (변화를 시도해서) 가치를 높여 만드는데, 음반 케이스는 변화를 시도하는 건 비슷한데 전자와 똑같은 효과를 거둔다고 보기는 어렵네요. 그냥 다른 일반적인 음반처럼만 만들어주었으면 합니다.


이제 WE 2 두 번째 cd를 돌려봐야겠네요.



- WE 3를 기다리면서.





▶ 음반정보 → WE 2 - 투니버스 만화영화 주제가 BEST
  1. 이인석 2003-08-31 05:18 고치기/지우기  이 댓글에 답변 달기 
    저도 실망을 많이 했어요..

7, 80년대 추억의 만화영화 방영 당시 주제가 원곡, 2000년대 EBS 만화노래는 황씨신문 만화주제가 듣기마당에서 들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