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 기사를 보면 ‘친언니’, ‘친오빠’라는 말이 눈에 자주 띈다.
탤런트 조여정이 미모의 친언니를 공개해 화제다.
2008년 12월 26일자 스포츠칸 기사에서
방송인 강수정의 친오빠가 OBS 저녁 뉴스 메인 앵커로 발탁됐다.
2008년 12월 28일자 뉴스엔 기사에서
본래 언니, 오빠라는 말은 가족에게만 일컫는 말이지만 지금은 주변의 가까운 사람 가운데 자기보다 나이가 조금 많은 이를 쉽게 언니, 오빠라고 부르곤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짜 언니와 오빠를 굳이 친언니, 친오빠라고 구분해서 말하진 않았다.
그런데 내가 모르는 사이에 세상이 바뀐 것일까? 진짜 언니, 오빠를 친언니, 친오빠라고 불러야 할 만큼 온갖 언니, 오빠가 여기저기 널리게 된 걸까? 한 가정에 아이를 한 명만 낳는 경우가 많아져 진짜 오빠와 언니가 희귀해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혼과 재혼이 늘다보니 피를 나눈 언니, 오빠를 피를 나누지 않은 언니, 오빠와 구분할 필요가 생긴 것일까?
반대말을 생각해 보면 친언니, 친오빠란 말이 쓰이는 까닭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먼저 친언니의 반대말.
1번은 예전부터 쓰던 말이니 아니고 2, 3, 4번은 그런 대로 이유가 될 만도 하다.
다음은 친오빠의 반대말.
역시 1, 2, 3번 모두 나름대로 그럴 듯하다. 이런 뜻으로 쓰이는 오빠와 구분하기 위해 굳이 친오빠라고 쓴 거란 말이지.
언니와 오빠 앞에 굳이 ‘친’자를 붙이는 걸 보면 왠지 진짜 언니와 오빠는 찬밥 신세가 된 것 같아 씁쓸하고 보기에 좋지 않다. 이런 말을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쓰고 있는지 의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신문 기사에서 친언니, 친오빠라는 표현은 최근 들어 자주 보이기 때문에 기자들이 별로 개념 없이 쓰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요즘 기자들은 실력도 별로, 개념도 별로라는 인식 탓이지.
그런데 기사에서 피를 나눈 언니, 오빠에게 ‘친’자를 붙여 구분한다면, 부모님이 재혼해서 갖게 된 언니와 오빠는 그냥 언니, 오빠라고 불러서 피를 나눈 사이가 아님을 굳이 구분해 주는 건가? 너무 친절한 당신, 웃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