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부터 EBS에서 추억의 애니메이션이라고 〈은하철도 999〉를 해 주고 있는데 이게 지난 1997년 MBC에서 새로 녹음해 방영했던 거다. 그때도 좀 보긴 했지만 이번에 EBS에서 해 주는 걸 보다보니 자꾸만 귀에 거슬리는 게 있다. 바로 ‘혹성’이란 표현.
아니 글쎄, 행성을 죄다 혹성이라고 하는 것이다. 소행성은 소혹성이라고 부르더군. 끝까지 이렇게 가는 건가?
우리말에 ‘혹성’이란 말은 없다. 그런 낱말은 아예 없다. 혹성은 일본어다. 우리말로는 ‘행성’ 아니면 ‘떠돌이별’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 KBS에서 영화 〈스타워즈〉를 했을 때 신문에 난 방송 해설에도 혹성이란 표현이 있었다. 행성을 혹성이라고 하는 방송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번역한 사람은 물론이고 우리말 제작에 참여한 사람 그리고 성우들 그 누구도 이걸 모르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아니면 알았는데 귀찮아서 잘못된 걸 지적하지 않은 걸까? 어쩔 수 없이 모두 한데 묶어 수준 참 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방송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보다도 이런 것에 더 신경을 써 주었으면 좋겠다. 대체 언제가 돼야 이 보기 싫은 일본어가 사라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