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신문

2007년 12월 21일

‘장본인’과 ‘당사자’

어떤 일을 한 사람 또는 어떤 일에 관계된 사람을 가리켜 흔히 ‘장본인’이나 ‘당사자’라고 하는데 때때로 쓰지 말아야 할 곳에 장본인이라는 말을 잘못 쓰는 경우가 있다. 다음 예를 보자.

투니버스에서 방영한 만화영화 《오란고교 사교클럽》 25화 ‘사교클럽 해산 선언’편.

제3음악실에 들어온 하루히는 타마키가 에클레르를 위해 피아노를 치고 있는 걸 보게 된다. 그리고 어색한 분위기 속에 하루히가 하는 말.

“옷 갈아입으러 왔었어요. 선배님이 하루에 세 번 이상 옷을 갈아입으라고 했었잖아요. 그렇게 말한 장본인이 클럽은 내팽개치고. 다들 화나 있다고요.”

여기서 하루히는 타마키를 가리켜 장본인이라고 했지만 장본인은 나쁜 일을 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쓰면 안 된다. 옷을 여러 번 갈아입으라고 한 게 나쁜 일을 한 건 아니니까. 하루히의 대사는 아래처럼 바뀌었어야겠지.

“옷 갈아입으러 왔었어요. 선배님이 하루에 세 번 이상 옷을 갈아입으라고 했었잖아요. 그렇게 말한 사람이 (또는 당사자가) 클럽은 내팽개치고. 다들 화나 있다고요.”

장본인이란 말 잘못 써서 애먼 사람을 나쁜 짓 한 죄인으로 만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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