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잘 먹지도 않던 닭튀김이 왜 조류독감이 터진 이때 먹고 싶은 건지. TV에서 하도 닭, 닭 해 대니까 먹고 싶어진 건 아닌지. 하여튼 지지난주인가 이틀 연속 교촌 치킨을 시켜 먹었다. 그런데 다 먹고서 종이 상자를 보니까 위에 이렇게 적혀 있는 게 아닌가.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세요.
이게 뭐 이상하냐고? 이상하지 않은 것 같지만 여기서 '건강하세요'는 틀린 표현이다. 왜냐하면 명령형 '-하세요'는 '건강하다'와 같은 형용사에는 붙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하세요'라고 하는 건 마치 예뻐지길 바란다며 '예쁘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흔히 행복해지라는 마음을 담아 '행복하세요'라고 말하지만 이것도 역시 틀린 표현이다. 건강이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말할 땐, '건강하시길 빕니다'라든가 '행복을 빕니다'라고 말하는 게 우리말 어법에 맞다.
물론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예쁘세요'라는 말 자체가 틀린 건 아니다. 명령형으로 쓸 경우에 틀렸다는 것이지 다른 때에는 이 표현을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몸은 건강하세요?'나 '지금 행복하세요?'처럼 다른 사람에게 물어볼 때, '얼굴이 참 예쁘세요.'라고 예쁘다고 칭찬할 때 쓰는 건 잘못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