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6시 30분 MBC 뉴스에서 북한 핵무기 실험에 대한 소식을 듣는데 귀에 걸리는 게 있었다. 김지은 아나운서가 방사성(放射性) 물질 할 때 쓰는 방사성을 글자 그대로 '방사성'이라고 읽은 것이다. 방사성이 무슨 성(城) 이름인가? 평소 말하거나 듣는 것과 달라서 무척 어색했다.
저런 뜻을 가진 방사성은 '방사썽'이라고 읽어야 한다. 사전을 찾아보니 장음까지 들어가 있던데 그렇다면 '방ː사썽'이라고 읽어야 할 것이다. 혹시나 해서 국어사전 다섯 가지를 찾아봤는데 발음이 모두 똑같았다.
김지은 아나운서는 평소에도 방사성 물질 할 때 쓰는 방사성을 '방사성'이라고 소리내어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평소에는 '방사썽'이라고 하다가 뉴스를 진행할 때만 보이는 글자 그대로 '방사성'이라고 하는 것일까? '방사성'이라고 읽는 게 아나운서 발음 규정일까?
요즘 아나운서들이 말하는 게 귀에 거슬릴 때가 많다. 심하게 말하자면 '쌀'이라고 해야 할 것을 '살'이라고 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아나운서들이 하는 말은 다 맞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적어도 요새 아나운서들은 그렇지도 않다. 물론 아나운서가 100%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말에서만큼은 아나운서가 완벽한 것처럼 구니 문제 아닌가. 아나운서들이 반쯤 연예인이 된 것과 함께 우리말 표준으로서의 믿음도 반쯤은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