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25일
'얇다'와 '가늘다'와 '두껍다'와 '굵다'
예전에 <은하철도 999>에서 2차원으로 생긴 사람들이 나온 적이 있다. 사람들이 앞면과 뒷면만 있고 옆면이 없었는데, 그런 사람들은 얇은 다리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니다.
2006년 8월 25일자 스타뉴스에 '유리 "얇은 다리가 콤플렉스"'란 기사가 났는데, 여기서 '얇은 다리'란 말은 틀린 것이다. '가는 다리'라고 해야 맞다. 종이 같은 건 두께가 얇다고 하지만 실이나 사람 다리처럼 길게 생긴 건 가늘다고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두껍다'와 '굵다'도 잘못 쓰는 일이 많다. 사람 다리는 굵을 수는 있어도 두꺼울 수는 없고 책이 두꺼울 수는 있어도 굵을 수는 없다.
- (종이나 책이) 얇다 ↔ 두껍다
- (실, 머리카락, 몽둥이, 사람 다리, 허리 등이) 가늘다 ↔ 굵다
쓰이는 예
황씨신문 (http://sulfur.pe.kr)
좀 더 가는 실을 가져와 봐. (○)
좀 더 얇은 실을 가져와 봐. (×)
가는 다리를 갖는 게 소원이야. (○)
얇은 다리를 갖는 게 소원이야. (×)
머리카락이 참 가늘구나. (○)
머리카락이 참 얇구나. (×)
개미 허리처럼 가는 허리. (○)
개미 허리처럼 얇은 허리. (×)
책이 얇아서 좋은걸. (○)
책이 가늘어서 좋은걸. (×)
두꺼운 외투는 딱 질색이야. (○)
굵은 외투는 딱 질색이야. (×)
저 굵은 팔뚝에, 저 굵은 몽둥이로 맞았으니 오죽하겠냐고. (○)
저 두꺼운 팔뚝에, 저 두꺼운 몽둥이로 맞았으니 오죽하겠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