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은 외국과 비교해 학력 수준이 높지만 대학에만 가면 수준이 확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사람들이 자주 들먹이는 게 고등학교까지 공부로 너무 진을 빼놓기 때문에 애들이 대학에 가서는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물론 그것도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 보라고. 대학교에 보내고 나서도 (‘가고 나서’가 아니다) 소위 선행 학습이란 걸 시키고 입시학원, 보습학원에 보내고 개인과외를 시킨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대학교에 간 뒤로는 진이 다 빠져 공부를 하지 않아서 학력 수준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초중고등학생 때 억지로 머릿속에 집어넣으니까 학력 수준이 높은 것처럼 나오는 건 아닐까? 우리나라 대학생 학력 수준이 비정상이 아니라 초중고등학생 학력 수준이 비정상일 수도 있다는 얘기.
평범한 말에다가 채찍질을 하면 잠깐은 앞서 달릴지도 모르지만 먼 거리를 계속해서 빠르게 달리지는 못한다. 그저 값비싼 가죽 채찍으로 때리면 빨라진다고 하더라며 평범한 말에 계속해서 채찍질하는 부모들을 보면 설령 돈에 허덕인다고 해도 전혀 불쌍해 보이지 않는다. 정작 어디로 말을 달리게 해야 하는지 채찍질하는 본인은 잘 알아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한단다. 그러면서 난 이렇게 열심히 채찍질 하는데 넌 왜 못 달리는 거니, 왜 엉뚱한 데로 가는 거니 그러지. 돈을 주면서 남에게 대신 채찍질 해 달라고 하는 부모도 있다. 생각도 없고 돈 대는 것 빼고는 별 노력도 하지 않는다. 애들만 가엾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