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대표하는 고사성어나 한자를 뽑는 일이 있지만 난 쉽게 우리 속담으로 한다.
먼저 지난 해 2008년을 대표하는 속담으로 다음을 뽑았다.
눈 뜨고 당한다.
역사를 배우며 예전 별별꼴을 다 당한 선조들을 한심해 하고 비웃기도 했지만 이젠 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본에 나라를 뺏겼을 때도 설마 나라를 뺏기기야 하겠어 했을 거다. 눈앞에서 친일파들이 그런 꼴을 벌이는 걸 보면서도 어어 하다가 눈 뜬 채 당했을 것 같다. 그런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하여튼 지난 한 해는 눈 뜨고 당한다는 게 뭔지 실감나게 느낄 수 있던 그런 해였다.
그렇다면 이제 다가온 2009년을 대표하는 속담은 뭘까? 새해의 소망을 담는 것이어야겠지? 그래서 내가 뽑은 건 다음 속담이다.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기
그렇다! 바야흐로 쥐의 해는 가고 소띠해잖아. 부디 소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는, 그런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한 해이길 바란다. 설령 똥을 밟게 되더라도 화내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