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에서 친어머니가 중학생 딸을 내연의 남자에게 성매매시켰다는 기사를 읽었다. 세상이 험하고 각박하다보니 별 일이 다 생긴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분위기가 워낙에 뒤숭숭하니까.
그런데 이 얘기를 엄마에게 했더니 의외의 말씀을 해주신다. 엄마가 어렸을 적에 하도 이웃집 모녀가 자주 다퉈서, 저 집은 왜 이렇게 자주 다투느냐고 어머니께, 그러니까 외할머니께 여쭸더니만 외할머니 말씀이, 저 집 엄마가 딸을 돈 주고 팔아먹어서 그렇다고 했단다. 그러니까 그 집 엄마가 딸의 포주 노릇을 한 것이고 딸은 그게 싫어서 모녀간에 그 일로 그렇게 자주 다툰다는 것이다. 어머나!
세상엔 정말 믿기 힘들고 믿고 싶지도 않은 일들이 많다. 그런데 웃긴 건,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 요즘 세상이 조금이나마 희망적으로 보였다는 점이다. 갑자기 세상이 각박해져서 그런 사건이 생긴 게 아니라 이 세상은 원래 그런 곳이었다고 생각하게 됐기 때문일까?
부모가 자식을 어쨌다더라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늘 나오는 얘기이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부모가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생각하는 일이 많은 것 같다. 앞으로 변하기는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의 정서가 그래 보인다. 영화 《스타워즈》를 보면 다스베이더가 루크더러 I'm your father.
그러니까 내가 네 애비다.
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런 우리나라의 정서를 생각한다면 이 대사는 다음과 같이 번역해야 옳지 않을까?
넌 내 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