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쇼생크 탈출》을 보면, 후원을 받아 도착한 책을 모건 프리먼이 분류하다가 탈옥에 관한 이야기란 말을 듣자 『몬테 크리스토 백작』을 교육 분야로 집어넣는 장면이 있다. 같은 책이라도 사람에 따라 보는 눈이 다른 것이다.
내겐 『올리버 트위스트』를 읽고 잊혀지지 않는 구절이 하나 있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 노부인은 그릇에 가득 고기 수우프를 작은 소오스 남비로 데워 주었는데 실로 된 수우프로서, 이것을 구빈원 식사 규정의 농도로 엷게 한다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3백 5십 명에게는 충분히 먹일 수 있었을 것이다.
- 1985년 휘문출판사에서 낸 『올리버 트위스트』 92쪽에서
올리버 혼자 먹으라고 준 수프 한 그릇을 묽게 하면 구빈원 아이들 삽백 오십 명이 먹을 수가 있다니, 이것이 바로 ‘언제나 멀건 국’이 갖춰야 할 기본 지침인 것이다. 만약 불량 급식 업체 사람이 감옥에 가게 된다면 교과서로 여기며 읽어야 할 필독서가 『올리버 트위스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