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신문

2002년 8월 15일

만화영화 속 축구와 실제 축구가 다른 점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겨냥해 만들었던 《우정의 그라운드》가 드디어 끝났다. 예전에 나왔던 다른 축구 만화와 비교해 본다면, 《우정의 그라운드》는 그래도 내용이 꽤 사실적이다. 하지만 바로 얼마 전에 월드컵 경기를 수두룩하게 지켜본, 더 이상 눈과 마음이 먼 꼬마가 아닌 나로서는, 여기저기에서 "아닌데.", "아니야.", "에휴.", "쯧쯧"하게 되는 부분을 찾게 된다. 그런 부분을 일부러 찾고자 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저절로 눈에 띈다는 뜻이다.

만화영화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만들 수 밖에 없는 걸까? 갈등과 비리는 권투계에만 있는 게 아니라 축구계에도 있다는 사실을, 축구도 나름대로 폭력적인 어른 스포츠라는 사실을 깨닫고 작품 속에 적극 받아들였으면 한다.

나도 축구 만화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며 감동받고 싶다.

1. 오로지 강슛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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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축구 경기를 지켜보다 보면 공을 골문 안쪽으로 살짝 밀어 넣어 점수를 얻게 되면 "어, 언제 공이 들어갔지?"하는 순간도 있게 마련인데 (예를 들어,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의 16강전에서 설기현이 보여준 동점골), 만화영화에서는 결코 그런 일이 없다. 스트라이커는 언제나 공을 향해 돌진해서는 골키퍼가 몸으로도 막아내지 못하는 강력한 슛을 날리니 말이다. (그 공에 맞으면 실려간다)

게다가 주인공 스트라이커는 필살기라고 할만한 기술을 적어도 하나씩은 갖고 있는데, 《축구왕 슛돌이》에서 슛돌이가 보여준 독수리슛이나 《우정의 그라운드》에서 강찬이 보여준 태권도슛과 호랑이슛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 슛이 얼마나 강력한가 하면 골대 그물이 찢어질 정도인데, 이게 과연 그물이 불량품이라 해도 가능한 일인지?

《우정의 그라운드》에서는 정말이지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강찬이 웬 도사 같은 노인에게서 수련은 받고 오더니만 강력한 호랑이슛 (작품에서는 '타이거슛'이라 함)으로 기어코 골 그물을 찢어버리고야 말았다.

2. 감독은 언제나 침착하고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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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화에서 감독은 축구를 위해 하늘이 내려준 존재일까?

감독은 각 선수들의 성격과 재능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그걸 정확히 조절해가며 선수들을 조련해간다. 실패하는 일은 없다. 인격도 하늘을 찌를 듯 높아 선수와 감독 사이의 갈등은 있을래야 있을 수도 없고, 있었다 해도 언제나 감독의 승리로 끝난다. 왜냐면 감독의 판단이 언제나 옳으니까.

게다가 경기 중에는 얼마나 침착하고 여유로운지, 전반전 내내 또 후반전 내내 경기의 모든 흐름을 선수들에게만 맡겨둔 채 감독은 오로지 경기를 지켜보며 선수들 각각의 경기 운영 모습을 관찰하고 분석할 뿐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이탈리아 감독이나 브라질 감독이 보여준 것처럼 다혈질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감독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참, 감독은 선수들에게 욕을 하는 일도 없다. 여자 친구 이상의 애인도 안 나오지 아마.

3. 심판도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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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화 속 축구경기에서 심판이 공정하지 못한 판정을 내리는 일은 없고, 따라서 심판 판정에 대해 감독이나 선수들이 항의하는 일도 없다. 더불어 신문을 비롯한 언론에서도 심판 판정에 대해 어떤 문제도 제기하지 않는다. 음… 대머리 심판도 없다.

4. 만화영화 속 축구에는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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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꿈치에 코뼈가 내려앉은 선수.
  • 머리가 깨져 붕대 감고 뛰는 선수.
  • 다리에 쥐가 난 선수.
  • 심판 매수설, 음모설.
  • 경기 앞두고 갑자기 심판 바꾸기.
  • 인터넷 게시판에서 떼거지로 다른 나라 욕하기.
  • 상대편 선수 머리를 발로 차거나 차는 시늉하기.
  • 상대편 선수의 가슴을 발로 밟고 지나가기.
  • 상대편 선수 옷 잡아당기기.
  • 시뮬레이션 (Simulation). 헐리우드 액션이라고도 함.
  • 오프사이드. 《우정의 그라운드》에서조차 오프사이드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 홈런. 골대 위로 빗나가는 공은 없다. 언제나 옆으로만 빗나가더라구.
  • 망언들. 축구협회의 회장과 임원들은 늘 바르고 공정하고 말도 아끼고 그렇다.
  • 바람난 선수.

5. 만화영화 속 축구에서만 가능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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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적에 관계없는 의사소통. 서로 아무런 장애 없이 욕도 하고 격려도 하고 농담도 한다.
  •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태도.

실제 축구에 비해 만화영화 속 축구에는 없는 게 더 많기 때문일까? 실제 축구경기에서 느끼는 감동을 만화영화 속의 축구경기가 따라잡질 못하니 말이다. 어쨌거나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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