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신문

2006년 7월 12일

유전자변형작물로 미래를 그려본다

한미 FTA 체결 문제로 시끄러운 요즘, 먹을거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만약 옛날 찢어지게 가난하고 가뭄이 들어 정말로 먹을 게 없던 시절, 그러니까 조선 시대 순조 임금 같은 때에 살던 사람이 현재의 서울로 온다면, 먹을 게 지천으로 깔렸는데도 사람들이 먹을 게 없다고 푸념하는 소릴 듣고 놀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속뜻은 다르지만 먹을 게 없다는 말이 똑같이 쓰이는 게 사실이다.

처음 비료와 농약이 나왔을 때, 농작물을 빨리 잘 자라게 하고 병충해도 막아 주니 대단해 보였을 거다. 사람에게 해롭다는 말이 있었을 테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이점과 상업 논리에 무시됐고 비료와 농약을 친 농작물이 대세를 이루었다. 그러다가 그 효과가 한계에 다다르고 부작용도 무시 못할 것이 되자, 이제 '유기농'이란 신기한 이름을 가진 새로운 농작물이 나오게 되었다. 무척 비싸다. 농약을 치지 않고 키운 옛날의 그것들과 크게 다를 게 없는데도 말이다.

항생제도 놔주고 육류도 넣어 가며 잡식으로 키우자 소가 병에도 덜 걸리고 예전보다 빠르게 잘 커서 좋았을 거다. 그럼 그 고기를 먹은 사람에게 안 좋을 거란 말이 있었을 테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이점과 상업 논리에 무시됐고 그렇게 키운 소가 대세를 이루었다. 그러다가 그 효과가 한계에 다다르고 부작용도 무시 못할 것이 되자, 항생제도 잘 놓지 않고 육류는 먹이지 않고 키운 소가 다시 나오게 되었다. 유기농 작물과는 달리 따로 널리 알려진 이름이 붙지는 않았고 한우가 다 이렇게 키우는 건 아니지만 미국산 쇠고기에 비할 게 아니다.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한우는 비싸고 좋은 거지만 미국산 쇠고기는 싸고 나쁜 거다.

유전자를 좀 손봤더니 농작물이 더 잘 자라고 병충해에도 강해져서, 농약을 안 치거나 덜 쳐도 되니 얼마나 대단해 보였을까. 이거 사람에게 해롭지 않겠냐는 말들이 있지만, 이걸 먹고 당장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니니 지금 눈에 보이는 이점과 상업 논리와 보이지 않는 것 같아도 다 보이는 힘에 무시되고 있고 점점 유전자변형작물이 대세를 이루어가려고 하고 있다. 그러다가 그 효과가 한계에 다다르고 드디어 부작용도 만만찮은 걸로 밝혀지면, 이번에도 유전자에 손대지 않은 새로운 것 같은 농작물이 나오게 될 거다. 물론 아주 비싸겠지. 그땐 어떤 이름이 붙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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