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권으로 완결이지만 7권까지 읽은 걸로 볼 때 이 만화의 줄거리는, 마치 처음에는 부산까지 갈 작정이었던 게 목포를 들러 강릉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막 벌여놓고 뒷수습을 제대로 못하는 그런 느낌이다. 설화와 SF를 곁들인 얘기니까 원래 이런 건 읽으면 막 가슴이 뛰고 다음 이야기가 엄청나게 궁금해야 하는데, 뒷이야기가 별로 궁금하지 않다.
그림은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별로다. 앞뒤 내용을 살피지 않고 달랑 그림만 봐서는 사람을 구분하기 어렵다. 특히 한 명만 그린 표지 칼라 그림은 지금도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그림 자체도 내 눈에는 별로 예쁘지 않은걸.
3권에서만 대충 뽑아봤다. 오탈자는 별로 없는 편이지만 일본 표현은 꾸준하게 나온다. 문맥상 사람 이름이 틀린 것 같은 부분도 몇 군데 있긴 했지만 여기서 그거 찾아서 뭐하냐.
3권 116쪽 둘째 줄 : 우선에 그 자식 얼굴이 재수가 없어.
: 우리말에 ‘우선에’라는 표현이 있었던가? 이 만화에는 이 표현이 여러번 나온다. 옮긴이의 일본어 수준은 알 수 없지만 이건 일본어 실력 문제가 아니다. 번역과는 상관없이 그냥 앞뒤 문맥 따져서 자연스럽게 말이 되는 표현으로 쓸 수 있었을 텐데. 급하게 번역하고 책을 낸 건지. 옮긴이와 교정·편집인 모두의 실책.
3권 128쪽 둘째 줄 : 지금 새튼들이 있는 석실이 열리면
: ‘새튼들’처럼, 어느 한 무리를 일컬으면서 사람 이름 뒤에 ‘들’을 붙이는 표현 방식이 우리말에는 없다. 이건 딱 일본 표현인데. 이건 직역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직역이다. 이 만화책에는 이런 표현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굳이 이 만화가 아니더라도 이런 표현이 일본산 만화책과 만화영화에 자주 나온다는 슬픈 사실.
3권 175쪽 : 인체에 매우 유독한 세균의 모자가 늘 맴돌고 있어.
: 모자 → 포자 (사실 세균의 포자가 아니라 곰팡이의 포자이긴 하지만 앞뒤 내용을 살필 때 포자의 오타다)
3권 178쪽 : 즉, 이 섬은 지구상의 별개의 혹성이란 얘기죠.
: 혹성 → 행성 (혹성은 일본말이다. 우리말이 아니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