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이세계, 이차원이란 말이 여러 번 나오는데, 이 책에서 이(異)차원은 삼차원, 사차원의 그 이(二)차원이 아니다. 그냥 다른 차원이라는 뜻이다. 이(異)세계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우리말에선 이런 뜻으로 이차원이라든가 이세계라고 하지는 않는다. 누군가 이차원이라고 하면 지금 가리키는 이 차원 아니면 2차원으로 생각하고, 이세계도 역시 지금 사는 이 세계라고 생각한다. 다른 세계, 다른 차원이라고 하면 될 텐데 희한하게도 일본어를 번역하면서는 이세계, 이차원을 한자 그대로 번역하는 일이 너무 많다.
둘째,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표현도 몇 군데 나오는데 우리말에선 이런 식으로 쓰지 않는다. 그냥 ~해야 한다고 하지. 일본어에도 ~해야 한다는 표현이 없는 건 아니지만 거의 쓰지 않고 대신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해야 한다는 걸 특별히 강조해서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라 그저 그 사람들 일상 표현일 뿐이다. 일본어에 빠질 수 없는 아주 흔한 표현이다. 하지만 우리말은 그렇지가 않다고.
이차원 → 다른 차원
이세계 → 다른 세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 ~해야 한다
단순히 띄어쓰기랑 맞춤법만 교정할 게 아니라 이런 것도 출판사에서 잡아주길 바라는 건 무리려나. 교정도 제대로 못하는 책이 수두룩한 판이니. 하지만 이 책은 교정 자체는 그래도 잘 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