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자료가 정말 풍부하다. 재난에 관한 내용도 최신의 것까지 아울렀다. 2008년 5월 중국 쓰촨성에서 일어난 지진에 대한 내용도 있다. 글씨도 적다. 때문에 일곱 살짜리 조카도 술술 읽는다.
문제는 용어가 어렵다는 것. 지구과학 분야의 책은 용어를 개혁하기 전에는 어쩔 수 없다. 화산쇄설물, 화산이류, 섭입, 주향이동단층, 초호 등. 나도 어려워.
종이도 고급이고 인쇄도 깨끗하게 잘 된 편이다. 책은 A4 크기.
내용에서 크게 거슬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눈에 띄는 몇 가지를 보면 첫째, 단락 첫째 줄 들여쓰기를 하지 않고 있다. 80쪽도 그렇고 98쪽도 그렇다. 요즘은 단락 첫째 줄 들여쓰기를 하지 않는 게 유행인가 보다.
둘째, 쓰나미의 최대 높이에 대한 설명이 조금씩 다르다. 최대 높이가 30m에서 85m까지. 차이가 너무 심하지 않은가?
셋째, 영어 번역 하나. 113쪽 아래에 있는 사진에 ‘NO FIRES WITHOUT A PERMIT’라는 영어가 있는데 이 책에서는 ‘화재는 방심하는 사이에 찾아온다’라고 번역해 두었다. 그런데 이 영어 문장은 허락 없이 불을 피울 수 없다는 뜻이다. 그대로 번역하는 대신 그냥 화재와 관련된 적당한 표어를 갖다 쓴 것일까?
넷째, 큰불이 일어난 달에 대한 표현. 116쪽을 보면 1997년 인도네시아에 5월과 6월 사이에 큰불이 나서 이웃 나라 사람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바로 다음 117쪽에는 같은 해 10월에 수마트라 섬에서 큰불이 나서 이웃 나라 사람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고 되어 있다. 5월과 6월에 큰불이 나고 10월에 또 큰불이 날 수도 있는 거지만 116쪽 설명을 보면 비록 그 불이 오래도록 꺼지진 않았어도 그 뒤로는 새로 큰불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10월에 또 다른 큰불이라니. 앞뒤가 좀 맞지 않는다.